2010년 3월 19일 금요일

은유처럼 다시, 밤이 오고




은유처럼 다시, 밤이 오고



땀으로 흠뻑 젖은 은유의 침상에서 내려온 당신과 나는 당신은 저쪽으로 나는 이쪽으로 뒤도 돌아보지 않고 손도 흔들지 않고 헤어졌다. 길다랗게 누운 오래된 돌벽에 뺨을 붙이고 걸으면서 나는 당신이 던진 혀와 말과 노래와 웃음들을 다시 생각했다. 당신은 노래하는 것처럼 말하는군요. 아니, 나는 내 목소리가 당신에게 닿지 않기를 바랄 뿐이야. 입속으로 나만 들을 수 있는 목소리로, 나만이 알아들을 수 있는 언어로. 나는 당신에게 이야기하지. 나는 나의 진심을 들키고 싶지 않아. 쉿. 갈라진 보도 사이로 고개를 내민 아직 몽우리도 맺지 못한 어린 풀꽃이 바람에 흔들린다. 지구의 반바퀴를 돌아 딱 그만큼 배가 불룩해진 배낭을 맨 여행자를 지나친다. 빗물이 흐르다 말라버린 오르막을 올라 한숨처럼 짧은 내리막을 지나 숲으로 간다. 이곳은 무거워진 시간이 말라붙은 눈송이처럼 낙하하는 곳. 낯선이들은 어깨동무를하고 신발을 껴안은 채로 잠을 청한다. 길고 긴 밤을 견디기에 한낮의 쉼은 너무 짧고 창백해. 눈을 감고 있으면 익숙한 현기증처럼 해가 기운다. 은유처럼 다시, 밤이 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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