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3월 4일 목요일

아주 잠시라도 속도를 늦추고, 천천히.

 

 

 

친구 어머님께서 다치셨다. 일을 하시다가 기계에 손을 다치셨다고 한다. 친구는 덤덤하게 말하는데 크게 다치신 것 같다. 수술중이라는데 걱정이 된다. 물론 그냥 다치기만 한 것이지만, 아주 오래전, 공사판에서 일하다가 기계에 목 아래까지 딸려 들어가 죽어버린 스무살짜리 후배가 잠깐 생각났다.

 

왜 우리는 험하고 힘든 일, 남들이 하지 않으려는 일을 자의로든 타의로든 하고있는 사람들에게 그만한 배려와 보상을 주려하지 않는 것일까. 한전에서 일하는 선배가 전봇대를 타고 있으니가 밑을 지나가면서 '너도 저런 일 안하려면 열심히 공부해라'고 아이에게 말하던 어떤 어머니가 있었다는 이야기가 생각난다. 도대체 '저런 일'이란게 뭘까. 물론 누구나 몸이 덜 힘들고, 좀 편안하게 돈을 벌기를 원한다. 그러나 자신의 욕망이 그렇다고 해서, 힘을 들여 일하는 사람들을 이런 식으로 삿되게 바라보는 것은 문제가 있다.

 

물론 생산재의 경우 판매 단가가 낮기 때문에 일하는 이들에게 돌아가는 급여의 크기가 작을 수 밖에 없는 현실은 인정한다. 이럴 때 국가가 필요한 것이고 사회적 시스템이 필요한 것 아닐까. 가령 위험 직업군에 대한 위험 수당을 정부에서 지원함으로써 소위 3D 직업군에 대한 사회적 선입견을 서서히 바꿔나가는 것이 필요하다. 세상은 펜대를 잡은 똑똑한 사람들로만 굴러가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괜히 줬던 밥상 빼앗아 놓고 지방선거 다가오니까 무상 급식 어쩌고 공약空約을 들고 나올 것이 아니라. 좀 일을 똑바로 했으면 좋겠다. 우리는 언제까지 머슴 흉내내며 들어와서는 강도로 돌변하는 이들에게 휘둘려야 하나.

 

남들의 눈이 두려워서 좀 폼나는 일 하기위해 공부를 열심히 해야하는 사회가 아니라, 각자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자신의 자리에서 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 수 있을 때, 그나마 이 현기증 나는 탐욕의 수레바퀴의 속도를 줄일 수 있지 않을까.

 

 

 

댓글 2개:

  1. 비밀 댓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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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Anonymous - 2010/03/06 22:39
    다행히 친구 어머님께서는 산재 해당이 되어서 보상이 된다고 하는데요, 오른손 손가락 세개를 수술하셔서 앞으로 재활 훈련을 마치셔도, 정상적으로 쓰시기 어려우실 것 같아요. 연세도 있으셔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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