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3월 3일 수요일

우리들의 연대를 꿈꾸자.


유인촌 장관이 조희문 영진위 위원장을 대동하고 서울 아트시네마를 찾았다. 계속해서 갈등이 심화되고 있는 시네마테크 공모제의 해법을 제안하기 위해서 찾은 것 같다. 관련 기사가 나와야 자세한 내용을 알 수 있는 것이겠지만, 지금까지 기사를 통해 전해진 바로는 '절차상의 문제 / 영진위의 체면도 살려야 / 서울아트시네마에 경합할 공모단체가 없다'는 정도의 내용이다. 아마도 유인촌은 이번 사태에 대한 반발이 강해지자, 일종의 조정자 역할로 언론플레이를 하기위해 이러한 자리를 만든 것 같다. 욕은 조희문이 먹고 유인촌은 숟가락만 슬쩍 얹는 것이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이러한 자리가 무의미하다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이 자리에서 '미디액트와 다르게 아트시네마는 수행평가 점수도 좋고 문제가 없는것으로 본다'는 발언이 나왔다는 점이다.


지난 공청회 자리에서 유인촌 장관과 조희문 위원장은 한독협과 관련이 있기 때문에 미디액트가 공모주체로 부적절하다는 발언을 했고, 이것은 '촛불 집회 참여 단체에게는 정부지원을 불허한다'는 이들이 말하는 '원칙'과도 부합된다. 인디스페이스 자리를 대신하겠다고 나선 시네마루 카페에 최공재 이사장이 올린 '정치나 당파성과는 전혀 관계없이 운영한다'는 글의 내용을 일백퍼센트 믿는다해도 자신들의 순수한(것 같은) 행위가 이렇게 정치적으로 이용되고 있는데도 난 아니고, 모른다고 말하는 건, 그냥 난 바보라고 말하는 것과 같다. 여하튼. 문화계에 닥친 이런 모든 문제들은 정부가 정치 논리로 자신들의 입장에 반하는 단체들을 길들이려는 의도에서 시작했기 때문에 유발되고 있다. 어쩌면 지나치게 멀리 나가는 것일지도 모르지만, 서울아트시네마의 향후 거취에 따라서 문제가 더 분화 될지도 모른다. 아마도, 지금의 분란을 조장하고 있는 쪽에서는 단순히 한독협이나 미디액트를 판에서 쫒아내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분쇄'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을 것이다. - 그들이 故 노무현 전 대통령에게 했던 것을 기억하자. 오늘 간담회 자리에서 유인촌 장관이 꺼낼 수 있는 카드는 대략 두 가지다.


1. 공모제를 없던 것으로 하고 지금처럼 아트시네마를 영진위에서 지원을 계속 하는 것.
2. 경합할 단체가 없으므로, 일단은 서류상 공모제를 아트시네마에서 받아들이고 지원을 받는 것.


문제는 아트시네마가 현재 시점에서 영진위와 표면상으로라도 화해를 하고 제안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이게되면, 시네마테크 공모제 문제는 일단락 되는 것이겠지만, 이 모든 화살이 미디액트와 한독협으로 향해질 공산이 크다는 것이다. 일예를 들어서, 한독협의 경우에 현재 인디스페이스가 사라진 지금, 한독협의 연레 행사인 서울 독립 영화제와 인디 포럼, 인디 다큐 페스티벌의 마땅한 상영공간이 불확실하다. 이러한 행사들을 서울아트시네마에서 진행한다해도, 현재의 영진위와 파트너쉽을 유지하게 된다면 서로 관계가 껄끄러워지고 운신의 폭이 줄어들 수 밖에 없다.


지금 생각해 낼 수 있는 방법은, 서울아트시네마가 영진위와 화해를 통해 다시 지원을 받게 된다 하더라도,


1. 시네마테크 운영에 대한 모든 부분에 있어서 지원이라는 이유로 간섭을 금지할 것.
2. 민간 사업으로 시작한 시네마테크 운동을 영진위 주관 사업의 일개 부서로 축소하지 않을 것.
3. 영진위가 책임지고 전용관 사업을 발족 시켜서 진행 할 것.


대략 이같은 내용들을 합의서의 형식으로 성문화 시켜서 약속을 받아내야 할 것이다. 다시 말하지만, 지금의 모든 사태들을 그저 시네마테크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나의 선택이 다른 누군가의 불행의 원인이 되는 사태는 없어야한다.





2 개의 댓글:

  1. 한독협을 고립시키고 이이재이하겠다는 전략에 부역하게 된다는 것 외에도, 공모제 자체가 민간의 비영리 문화활동을 국가기관의 통제와 간섭하에 종속시키겠다는 이 정부의 일관된 문화행정 원칙인 이상 여전히 전 꺼려집니다. 90%에 '해당하는'이 아닌 실제로 90%, 그것도 지금의 예산을 '실질적이고 현실적인 차원에서 다시 짜는 것(지금 예산은 사실 지나치게 빡빡하고 여러 사람의 희생을 전제한 것이니까)'을 전제하고 90%를 지원하지 않는 한 공모제를 받아들이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것이 관객 중 하나의 입장에서 솔직한 바람이지만, 현실적인 문제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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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그렇죠. 제가 아트시네마 근무할 때에도 공모제는 아니지만 전용관 문제에 대한 워크샵이 있었는데, 전용관을 어떠한 성격의 예산을 통해 만들고 어떻게 운영할 것인가에대한 이야기가 오갔습니다. 그때에도 서울시의 지원을 받는다해도, 그들의 행정적 간섭을 어떻게 최소화 (또는 무력화) 할것인가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오갔습니다. 시네마테크 프랑세즈가 정부로 부터 천문학적인 금액을 지원 받고도 아무런 정치적, 행정적 간섭을 받지 않는다는 것은 시사점이 크지만, 이 땅에서 절대로 기대할 수 없다고 보는 쪽입니다. 어떤 선례를 만드는 것이 중요한데, 부산을 롤모델로 삼는다해도, 일단 김동원 위원장이라는 강력한 '얼굴마담'이 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라고 본다면, 서울 쪽은 좀 얌전하다고 해야하나요. 그런 아주 아쉬운 부분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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