캉캉 캉캉 캉캉 여보세요 정수리 왼쪽 뒤에서 두드려댄다 아프다 찔금 잠간 발걸음 멈출정도로 아프다 왼쪽 눈꺼풀도 덩달아 꿈벅거린다 둥둥둥둥 식도에는 두통약 줄줄이 내려가지도 올라가지도 못해 등에 등 맏대고 손에 손 잡고 늘어서 있다 언제나 버릇처럼 지니고 있었지만 버릇이 언제나 익숙해 지는 것은 아니다 매번 생소한 얼굴처럼 불쑥 얼굴 들이미는 편두통 이것에 익숙해졌다면 나는 이미 죽어있는 것이다 그렇다고 살아있음을 기뻐할 만큼 넉넉하지는 않다 그렇게 만만한 것이 아니다 아프다 생각하면 그 순간 사라진다 사라졌다 생각하고 한 숨 돌리면 캉캉 캉캉 캉캉 여보세요 여보세요 여기보세요 나를 부른다 나는 아직도 기억하고 있다 동네 아주머니들 잔뜩 몰려와 분주한 김장 마당 간밤동안 얌전히 절여진 배추들이 입다물고 다소곳이 포개 누워있던 겨울 초입의 풍경 길건너 멀리서 집짓는 인부들 망치 소리가 방 한구석 독감으로 누워 있던 어린녀석의 머리통을 두둘겨대던 시간들을 그 때 나는 천정 한 구석 정육면체의 삼면 꼭지점을 이은 삼각형의 검은 덩어리가 나를 내려다보던 그 또렷한 눈동자를 기억하고 있지 나를 노려보았어 그것은 움직이지도 말을 건네지도 않았지만 나는 기억하고 있어 그것은 어쩌면 나를 죽일수도 있었지어그것은 내가 맨 처음으로 만났던 침묵이었고 죽음이었고 파괴였고 망각이었고 고독이었고 외로움이었고 고통이었지 그 녀석의 눈동자를 나는 아직도 기억하고 있지 딱 그만큼의 부피만큼 왼쪽 정수리 삼각변의 딱 그만큼이 그 손아귀에 사로잡혀서 캉캉 캉캉 캉캉 여보세요 여보세요 요기보세요 나를 부르고 있지
2010년 3월 9일 화요일
여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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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두통의 증세에 대한 비유적인 설명문을 읽은 기분입니다.
답글삭제제가 살던 옛집 천정에는 페인트 얼룩으로 만들어진
새가 한마리 있었는데요. 살짝살짝 좌우로 자리를 옮기도 하고,
무엇을 콕콕 쪼아대기도 하고, 하지만 절대 날아가지 않는 방식으로
저를 괴롭히던 기억이 납니다.
그 새도 여보세요, 와 비슷한 말을 했으려나요.
'와쌉 맨' 이랬을지도 몰라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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