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2월 28일 일요일

홍대 G&B - 헝가리안 굴라쉬 스튜를 맛있게 하는 집



맛있는 음식 먹는 것을 너무나 좋아한다. 어느날 꼭두 새벽에 잠이깨서 내가 친한 사람들과 그렇지 않은 사람들의 공통분모를 찾아봤더니 그게 음식이더라. 아무리 이쁘고 잘생기고 성격좋고 돈이 많아도, 음식 앞에서 매력 없는 사람은 싫더라. 잘 먹는 사람만큼 사랑 스러운 인간이 없다. 어디어디 포털의 속칭 파워블로거를 보면 음식점, 맛집 정보를 꼼꼼히 올려서 이집은 뭐가 어떻고 저떻고 미주알 고주알 써놓은 사람들은 필수적으로 있는 것 같다. 그런데 나는 사실 음식점에 사진 찍고 그걸 품평하고 소위 '소비자의 권리'를 '집행'하는 사람들에 대해선 좀 반발심이 있다. 내가 음식을 만들어 먹기 때문인지 모르겠지만, 정말 자리를 박차고 나가고 싶은 생각이 들 정도로 음식을 개차반으로 만드는 집이 아니라면, 그러니까 음식으로 가카 마냥 요령을 피우고 사기를 치는 집이 아니라면 좀 내 입맛에 안 맞아도, 조용히 먹고 일어서는 편이다. 잘 가는 홍대의 라멘집에서 혼자와서 수백만원짜리 카메라 꺼내놓고 감탄사를 연발하며 사진을 찍는 사람을 보면서 나도 모르게 눈이 찌푸려지던 경험이 있다. 내 성격도 참 둥글지 못하다. 뭐 눈에 거슬리면 그걸 못 참는다. 그런데 여하튼 진짜 할 이야기는 이게 아니고, 그렇게 남들 씹어댔으면서 오늘 내가 바로 '그 짓'을 했다는 것이다.

원래는 제닥에 가서 글좀 쓰려고 했다가 트윗에 올라온 제닥이 오늘 행사 관계로 4 시 부터 문을 닫는다는 소식을 보고는 홍대를 방황하다가 우연히 발견한 가게를 찾아 들어갔다. 전단지가 잔뜩 붙어있었는데, 쇠고기 야채 스튜와 직접 구운 빵과 버터, 커피가 세트로 3,500 원이라는 내용이었다. 뭔가 궁금해서 기웃거리는데, 아주 인상좋은 (그리고 늘씬하고 알흠다우신) 가게 주인 아주머니께서 무료시식 행사중이라고 하셔서 머쓱하니 들어가 앉았다. 커다란고 길다란 스튜냄비 뚜꺼을 여시더니 달달달 끓고 있던 스튜를 한 접시 푸짐하게 퍼 올리고, 오븐에서 나온 빵과 커피를 바로 내주신다. 사실 이 스튜냄비를 보자마자 나는 이 가게가 맘에 들기 시작했다. 음식 만들기를 워낙 좋아하다 보니, 관련 도구들에 대한 눈은 나날이 높아지는데, 이 스튜냄비는 내가 딱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사이즈와 디자인의 물건이었다. 이런 물건을 고를 정도라면, 이 가게, 믿어볼만하다. 뭐 이런 내 맘대로의 상상. 여하튼. 아래는 난생 처음 찍은 음식 사진. 소위 말하는 '싸이월드 컷'. 음식 맛은 따로 품평하고 싶지 않다. 소박하고 솔직한 맛이다.


먹고 나와서 아무래도 아쉬워서 가게 전경을 찍었다. 골목에 있어서 좀 입소문이 나야 장사가 잘 될 것 같다. 아마 개학하면 홍대 학생들이 많이 이용하지 않을까 싶다. 3,500 원에 한끼를 아주 배부르고 맛있게 먹을 수 있다. 참. 토스트도 먹어보라고 주시더라. 그것도 맛있었다. 흙. 배고프네.




참. 장소는 홍대 정문 맞은편 놀이터 스무디 킹 옆 골목이다.



댓글 3개:

  1. 으흑... 스튜 죽인다;; 아오!! 저 수저 탐나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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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변태. 수저를 보고 하악 거리다니. 시장에가면 2,000 원이면 살 수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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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이상황을 변태로 몰고가는 당신두 만만챦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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