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1월 24일 일요일

[Naked] 1993, Mike Leigh




만약에 <네이키드>가 무시무시하게 여겨진다면, 그것은 이 영화가 (이제는 곧 끝나버릴) 세기말의 풍경을 다루는 것이 아니라, 여전히 지속되고 있는 현재를 영화 속에 담고 있기 때문이다. 40 살 까지, 혹은 40 살이 되는 해에 자살을 해 버릴 것이라고 선언하는 '제레미 G 스마트'가 무료함을 이기지 못하는 이유는 적어도 그 때까지 자신은 살아 있기 때문이다. 그러니 이미 끝장이 나 버린 세계는 얼마나 다행스러운가. 죠니의 장광설, 기막히게도 외로운 사람들을 찾아내 다가가고 말들을 토해내고, 키스를 하고, 머리칼을 쥐어뜯고, 위협적인 섹스의 전조를 울리고, 그리고 떠나기를 반복하는 모습을 보면서 우리는 부유하는 현재의 그림자를 본다. 어두운 거리를 떠돌면서 악다구니를 지르던 꿈을 꾼것 같은데, 눈을 떠 보니 그것이 꿈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을때의 당혹감.

- 그런데 이 영화의 라스트 씬은 기막히게 아름답다. 다친 발을 이끌고 마치 춤을 추듯 도망치는 죠니를 이끄는 카메라는 스산한 겨울 오후의 햇빛 속에서 조금씩 경계가 사라지는 풍경을 잡아낸다. 조금 더, 조금 더 길게, 계속해서 죠니의 여정을 보여주길 원했지만, 영화는 끝이 난다. 무심하고 냉정하게.




댓글 1개:

  1. 무시무시한 면도 없진 않지만,

    보고 싶어지는 영화네요.



    라스트 씬의 느낌은 어쩐지

    <데미지>나 <클로저>의 마지막이 연상되기도 하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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