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범시민, Law Abiding Citizen>은 조금 아쉬운 (사실은 김 빠지는) 엔딩만 아니라면, 크리스토퍼 놀란의 <다크나이트, the Dark Knight>의 다른 판본으로도 보인다. 배트맨과 조커의 가장 이상적인 조합이랄까. 사실 배트맨과 조커의 지향점은 다르게 보이지만, 둘 모두 체재의 당위성에 대한 의문과 회의라는 부분을 공유한다. 배트맨의 '자경단' 활동은 체제로서의 법과, 그로 인해 성립되는 사회 자체를 부정하는 측면이 분명히 있다. 말하자면 배트맨이 사회를 지켜내려 하면 할 수록, 배트맨이 바라는 '더 이상 배트맨의 존재가 필요 없는 사회'는 멀어지는 것이다. 배트맨의 검은 가면과 조커의 분칠한 하얀 얼굴은 마치 하비-투 페이스의 동전의 양면과도 같다.
<모범시민>의 주인공은 법 체계로 대표되는 사회의 구조에 집요하게 균열을 가한다. <다크 나이트>에서 조커가 '광기는 마치 중력과 같아서, 약간 밀어주기만 한다면, 그 다음은 가속도가 해결한다 (It wasn't hard. You see, madness, as you know, is like gravity. All it takes is a little push! '는 명언은 이 영화에도 거의 유사하게 적용된다. '그럼 이 미친 사이코 킬러를 보석으로 내 보내자는 말을 지금 당신이 하고 있다는 건데, 당신 제정신인가?'라며 판사에게 일갈하는 주인공의 모습은 묘한 쾌감을 준다. 사실 나는 이 영화가 좀 더 끝까지 밀어붙여 주기를 바랬다. <다크 나이트>에서 조커가 성공하지 못했던, 혹은 놀다 지친 어린아이가 놀이를 갑자기 중단 해버린 것 같은 지점에서 더 나아가 주기를 바랬다. 그런데 역시 대중영화라는 한계가 있는 것인지, 영화가 쌓아두었던 미덕들을 마지막에 너무 쉽게 놓아버린다.
정말 조금만, 아주 조금만, 'little push' 해 줬다면 굉장한 영화가 됐을지도 모르는데.
다크 나이트 엄청 잼있게 봤었는데 모범시민도 한번 봐야겠군요.
답글삭제분명히, 시간이 지나면 다크나이트는 고전이 될겁니다. 걸작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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