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12월 7일 월요일
빛은 노래하고 어둠은 춤춘다.
빛은 노래하고, 어둠은 춤춘다
내가 너를 생각하는 곳에, 너는 없다. 너는 없기 때문에 여기에 있다. 그러니까
너는 부재하는데 나는 여기 있는 것이다. 너와 나는 길게 늘어진 시소의 끝에
앉아 있다. 너는 그 끝에, 멀고 먼 그곳에 정말로 있을 것이다. 내가 내려가면
너는 올라간다. 내가 사라지면 너는 나타난다. 네가 퇴장하고, 나는 등장한다.
우리는 서로의 세계의 등불을 끈다. 그리고 다시 켠다. 우리는 아주 먼 길을 돌
아서 결국엔 만날 것이다. 라고 쓴다. 쓰는 것 만으로 나는 너를 만날 수 없다.
그것을 나는 안다. 침묵하자. 침묵 속에서 나는 너를 꿈꾸고 생각하고 만지고
돌아선다. 그리고.
세상은 발 밑에서 공전을 한다. 나는 이 곳에서 제자리 걸음을 하는데 끊임없이
길이 나에게로 흘러들어와 잠시 머무르고, 그리고 다시 떠난다. 하늘과 바람과
시간이 지나간다. 비가 오고 눈이 오고 해가 지고 해가 뜨고, 달이 둥실 떠 오른
다. 바다위에 또는 검은 물 위에 묶여있던 붉은 달이 둥실, 떠 오른다.
그리고 네가 눈을 뜬다.
어둠을 보는 것은 꿈을 꾸는 것이다. 눈을 감는 자 만이 꿈을 꾼다. 나는 너를 간
절히 꿈꾸기 위해 눈을 감는다. 아무것도 보지 않는 것이 세상 모든 것을 보는 것
임을, 나는 조금씩 깨달아 간다. 꿈 속에서 빛이 노래하고 어둠이 춤을 춘다.나는
편지를 쓴다. 너도 편지를 쓴다. 너는 정성스럽게, 시간을 들여 연필을 깍는다. 사
각 사각 사각. 너의 세상에 눈이 내린다. 온통 고요하다. 침묵이 세상에서 가장 큰
소리다. 라고 적는다. 나는 너를 본다. 너는 아주 희미하고 얇아진 채로, 아직 그
곳에 있다. 그것을 나는 안다. 아주 오랫동안 품고 있었던 문장을 천천히, 쓴다.
어느 유년의 시간에
네가 불었던 휘파람 소리가 아주 먼 길을 돌아
내가 알지 못하는
다른 유년의 어둠을 밝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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