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듀나'라는 사람의 영화 글을 읽고나면 항상 '그래서 뭐?'라는 생각이 든다. 물론 그가 밥벌이로 글을 올리는 곳의 특성상 지면 제한이 있기 때문에 거기에 맞추다 보니 그럴 수 있겠지만, 기본적으로 그 사람의 글은 그냥 겉만 핥다가 끝난다. 마치, 어차피 지면은 제한 되어 있으니까, 여기까지만. 하는 것 같다. 굉장히 조심스러운 사람이라는 생각이 드는 것이, 비단 이 사람의 신상이 전혀 노출되지 않는다는 것 뿐만 아니라, 아예 쟁점이 되는 부분은 피하고 넘어가는 신기에 가까운 기술을 보여준다. 뭔가 중얼 대는 것 같기는 한데, 도대체 핵심은 뭔지 모르겠다는 거다. 어쩌면 바로 이것이 하이텔 시절부터 지금까지 듀나가 '생존' 해온 저력인지도 모르겠다.
듀나의 글은 아주 작은 문제라도 꼼꼼히 피해가는 비겁한 글쓰기의 전형을 보여준다. 근데 재미있는건 이사람, 팬이 꽤 된다는거다. '듀나님이 쓰신 내용에 공감해요' 하는 말도 종종 올라온다.
물론 영화를 항상 언제나 진중하게 보면서 의미를 파헤칠 필요는 없다. 그렇다 하더라도 적어도 어떤 생각을 하는지 정도는 말할 수 있는 것 아닌가. 사실 듀나의 글은 '인상비평'의 범주에 넣기도 참 애매하다. 어떠한 '인상'도 밝혀내기를 (글쓴이가) 거부한다. 듀나가 쓰는 글은 '그런데 내 생각까지 당신은 알것 없고'라고 말하는 것 같다. 여하튼 결론은, 이런 글은 쓰지 말자는 것.
2009년 10월 27일 화요일
비겁하게 쓰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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