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10월 12일 월요일

부산 국제 영화제, 몇 가지.





내려가있던 시간이 사실 긴 시간이 아닌데, 그전에 이렇게 저렇게 알던 사람들을 마주쳤고, 간단하지만 인사도하고, 이야기도 나누었다. 흔히 이런 자리에서 그러하듯, 어떤 영화를 보았느냐, 그거 어땠느냐. 이런 질문이 오갔다. 상대방의 대답으로 그 사람의 영화적 깊이를 가늠해 보는, 일종의 간보기랄까. 그래서 가급적이면 이런 질문에 대해서는 대답을 회피하거나 간단하게 '보았다'. 이 정도까지만 이야기하는 편이다. 취향이 다르고 관점이 다른데도, 그걸로 아래위를 정하고 맞네 틀리네를 말하는, 그런 이상한 경쟁심리는 사절이다.

모두 그런것은 아니지만, 종종 어떤 영화를 두고 의아할 정도로 과도한 상찬을 던지는 경우를본다. 예를 들어 '이 영화는 올해 한국영화의 경향을... 올해 가장 중요한...'운운하면서 마치 엘도라도의 황금이라도 발견한 것처럼 호들갑을 떤다. 근데 그 마음 다 안다. 그렇게 남들은 모르는 진흙속의 진주 같은 영화를 오로지 자신만이 알아보았다고 선언을 하는 것이다. '심봤다'를 외치는 것이다. 왜 정작 만든이는 따로 있는데, 그걸 알아보았다는 이유로 이렇게 광을 파는것이 가능한것인지 모르겠다. 의외로, 사람의 생각은 비슷한 구석이 많아서, 나만 그렇게 생각한 것이 아닐 경우가 더 많다. 그런데도 마치 유일한 발견자인 것 처럼, 자신을 통해서만이 그 영화가 빛을 발휘하게 되는 것 처럼 말을 한다. 그걸 이해 못하는 사람은 그 영화의 진가를 모르는 사람이 되버리는 것이다. 굳이 겸손이라는 덕목을 들먹이지 않더라도. 이것은 엄연한 주객전도 행위이다.

<카페 느아르>에 대해서는 몇 개의 글을 기획 중이다. 정성일 감독에게 인터뷰 약속을 받아 내었고, 아주 길고 집요하게 인터뷰를 해 볼 생각이다. '문어체 네이티브스피커'인 정성일 감독에게 그런 깜이 통할지는 모르겠지만, 지금까지의 경험상, 지나친 뻘소리만 아니라면, 이 분은 아주 친절하게도 자신의 생각을 풀어내 주셨다. 그래서 나에게는 감독님 이전에 선생님이다. 그 날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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