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케로들이 잠든 후에도 두 사람은 피곤에 지친 채 기나긴 시간을 어둠 속에서 깨어 있었다. 말고 가죽과 남자 냄새가 밴 방에서 바케로들이 깊이 잠든 채 쉬이쉬이 숨을 쉬고, 저 멀리 우리에서는 새로 온 소들이 잠들지 못하고 음매음매거렸다.
저 아저씨들 괜찮아 보이지? 롤린스가 속삭였다.
그래, 좋은 사람들 같아.
그 낡은 안장들 봤니?
응.
우리가 도망자라고 생각할까?
그럼 도망자지, 아니냐?
롤린스는 대꾸하지 않았다. 잠시 후 그가 말했다. 소들이 우는 소리를 들으니 기분 좋다.
정말 그래.
로차 씨에 대해서는 뭐라 하던?
별 말 안 하던걸.
아까 그 애는 로차 씨의 딸일까?
그런 것 같아.
여긴 정말 시골 같지?
그래. 그만 자자.
있잖아?
응.
옛날 카우보이는 이렇게 지냈겠지?
그랬겠지.
여기에 얼마나 머물고 싶어?
한 100년. 그만 자자.
- 코맥 매카시, <모두 다 예쁜 말들> p134-135, 민음사
코맥 매카시의 문체는 건조하고 풍부하다. 영롱하게 빛나는 살을 꼼꼼하게 발라낸 생선뼈를 보는 것 같다. '건조하지만'이 아니라, 건조하면서 동시에 풍부하다. 그의 글은 행간에 꽉 들어찬 공기를 들이마시는 것 같다. 그렇다고 의미를 잔뜩 집어넣으려는 자의식도 느껴지지 않는다. 굉장히 무심한 것 같은데 정서적으로 풍부한 울림을 느낄 수 있다. 오랜만에 읽는 재미가 각별한 책을 만났다.
2009년 10월 24일 토요일
모두 다 예쁜 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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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가가 누굴까 궁금해서 검색해보니 Cormac MacCarthy 의 All the Pretty Horses 라는 소설과 동명의 영화가 나오네요. 기회가 생기면 영화와 책을 찾아보고 싶어 집니다. :]
답글삭제(아 No country for old men 작가구나)
아마도 미국쪽에 계시는 것 같은데요. The Road는 개봉된 것으로 알고 있어요. 역시 코맥 매카시의 소설이 원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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