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폭력은 가족으로부터 시작 되었다. 카인은 아벨을 죽였다. 카인은 추방 되었다. 카인은 하느님의 표지를 이마에 받았는데, 그 표지를 가진 카인에게 그 누구도 해를 끼칠 수 없었다. 세상 누구도 카인을 죽일 수 없었다. 만약이란 없지만, 카인이 죽임을 당할 수 있었다면, 카인으로부터 시작된 세상의 폭력은 종지부를 찍을 수 있었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미 폭력의 세기는 시작되었다. 그것도 아주 오래전에. 기억도 할 수 없을 정도로 오래전에. 그 시간들이 의식의 깊은 곳에 단단하고 견고하게 새겨질 만큼.
양익준의 데뷔작 <똥파리>는 가족을 다룬다. 그러나 이 영화가 이야기 하는 것은 가족이 아니다. 개인이다. 개인이 마주하게 되는 세상이다. 세상의 공기는 폭력으로 채워져 있다. 이 영화의 영어 제목처럼 '숨가쁜 Breathless' 종류가 아닌, 거의 전문가적인 정확성으로 세밀하고 꼼꼼하고 치밀하게 벌어지는 폭력이다. 하루치 일감이 떨어진다. 장부에 적힌 주소를 찾는다. 윽박지르고 때려서 돈을 받는다. 받아낸 돈은 다시 돌아온다. 그 중의 일부는 수고비로 다시 흘러 나간다. 인 풋이 있으면 아웃 풋이 뒤따른다. 군더더기 없이 효율적이다. 폭력은 공평무사하다. 위에서 아래로, 큰 곳에서 작은 곳으로 막힘없이, 쉼 없이 흐른다. 그 흐름이 세상을 호흡한다.
2009년 9월 30일 수요일
똥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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