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섬의 네거리는 텅 비었다.
바람이 불었다.
창문이 흔들렸다.
숨어들어온 모기의 날개 소리를 들었다.
다시 바람이 불었다.
거리의 불이 모조리 꺼졌다.
이십사시간 열려 있는 편의점은 꺼지지 않았다.
모두 잠자리에 들었다.
공중전화 박스 앞에서 여자가 소리를 질렀다.
길 끝에 바다가 있었다.
낯선 잠자리의 머리맡까지 파도가 밀려왔다.
비릿하지 않았다.
짜지 않았다.
바다는 검고 투명하고 깊다.
창틀 끝에 졸고 있던 나방이 훌쩍 뛰어내렸다.
실 끝에서 대롱 거리던 스위치를 잡아 당겼다.
불이 꺼졌다.
어둠속에 얇은 이명음이 남았다.
끊어진 형광등의 시신경이 파르르 떨었다.
의자에 널어둔 젖은 양말에서 물이 떨어졌다.
옆 방에서 밭은기침 소리가 들렸다.
복도 맨 끝에서 문이 열리고 닫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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