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8월 18일 화요일

요즘 읽고 있는 책

 

그저께 배명훈의 <타워>를 끝내고 간단한 독서 후기를 쓰고, 계속해서 다른 소설들을 읽어 나갈 것인지, 아니면 조금 호흡을 길게 끌어서 인문학 쪽으로 방향을 틀것인지 살짝 고민, 결정은 조르쥬 아감벤의 <호모 사케르>로 낙점.

 

- '인문학' 이라니 일주일에 2-3 권의 인문학 서적을 읽어야 어디가서 방구라도 낄 만한 '지적수준'이 되는거라고 일갈하신 어떤 분이 생각난다. 목욕을 하고 난 후 소장을 쓸때가 가장 행복하다고 하는데. 내 보기엔 그 순간 이 분은 엑스타시를 느끼시는 것 같다.

 

- 이 사람보면  하루키 소설에서 런던 타워 사진을 보며 자위를 하는 (런던 타워인지 어딘지는 책을 읽은지 기억이 멀어서 불분명) 캐릭터가 생각난다. 그런데, 그 캐릭터는 귀엽고 순진한 구석이라도 있지. 넓은 이마에 꼬불거리는 앞 머리와 노려보는 듯 위로 치뜬 눈은 암만봐도 평범한 신진대사가 일어나는 인간처럼은 보이지 않는다.

 

- 이 분을 놓고서, '아젠다 설정 능력이 비범하다'고 좋게 말씀해 주시는 분들도 있는데, 그냥 어디에 이름 석자를 꾸겨 박아야 하는지 잘 아는 생존 본능일 뿐이다. 그것도 아주 더러운. 그러니까, 그냥 개새끼란 말. 서울대 나오고 학력이 좋으면 뭐하나. 하는 짓이 찌질하고 더러운데.

 

- 이런 종자들 치고 소위 '스펙' 안 따지는 놈들 없더라. 지들이 믿을게 그거 밖에 없거든.

 

- 물론 주어는 없'읍'니다. (아 씨바 비겁해)

 

여하튼, 본론으로 들어와서. 책을 읽을 때 역자 서문이나, 해설 같은 것은 잘 읽지 않는다. 모르면 모르는대로, 알면 아는대로. 서문이나 해설을 읽으면 왠지 훈수를 '당하는 것' 같아서 그러는 것 같은데, 당장은 잘 모르던 부분들도 마음에 담아 두다 보면 어느 날, 어느 순간 불현듯 개념이 딱 하고 다가오는 순간이 있다. 그런 즐거움을 남에게 빼앗기고 싶지는 않다.

 

그렇게 읽지 않은 서문이나 해설 부분 들만 모아도, 책 몇 십 권은 나오지 않을까. 언제 날 잡아서 읽지 않았던 나머지 부분들을 찾아 읽어 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다.

 

아감벤은 여기저기서 '난해하다'고 해서 잔뜩 쫄았었는데, 의외로 술술 잘 읽힌다. 개념 자체는 어려운 것은 맞지만, 말을 어렵지 않게 풀어간다. 이런 책. 이렇게 쓰는 사람 좋다.

 

 

 

 

댓글 1개:

  1. ㅎㅎㅎ 저는 서문과 해설을 가장 먼저 읽는 다는!

    제겐 일종의 학습목표같은 거죠. 님과 같은 방법도 즐겁겠구나 생각했지만, 저는 이미 20년넘게 습관이 된지라... 하여 <해리가 샐리를 만났을 때> 전화 통화하는 장면에서 해리가 맨 뒷장을 넘기는 장면을 볼 때마다 미친듯이 웃는다는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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